지난 12월초 독일 여행을 갔을때, 일부러 스케쥴을 조정하여 독일에서 년중 가장 크고 활기차다는 노엘 마켓을 경험해 보았다. 그리고 여기에 그때 찍은 사진과 얘기를 올리는데...
찍은 사진이 몇백장이 되다 보니, 그걸 추리고 또 추리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누구 좋으라고..ㅠㅠ
티스토리가 한 게시물당 업로드 제한이 50M라서.. (요즘 사진파일 하나에 3메가가 기본으로 넘는데, 누구 코에 붙이라고!!)
어쩔 수 없이 사진들을 플릭커에 업로드하고 URL을 소스에 갖다붙여서 사진을 한 땀 한 땀 붙여넣으니 개노가다가 따로없네..
티스토리는 당장 URL만 같다붙이면 사진이 알아서 붙는 툴을 개발하라!!!! ㅆㅂ
암튼 일단 시작한 일이니 끝을 보긴 보았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
먼저 노엘마켓이 뭔지 알아보자.
노엘마켓이란, 기독교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국가들, 특히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1년에 한번 12월에 거대하게 열리는 일종의 장인데, 독일이 가장 규모도 크고 거래도 활발하다.
애시당초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노엘마켓 자체가 독일이 가장 활성화 되어있는게 당연하다. 그에 비하면 프랑스 파리의 노엘마켓은 애들 장난 수준? (자세한건 이 포스팅http://passy.tistory.com/entry/%ED%81%AC%EB%A6%AC%EC%8A%A4%EB%A7%88%EC%8A%A4%EC%9D%98-%EC%83%B9%EC%A0%A4%EB%A6%AC%EC%A0%9C-%EA%B7%B8%EB%A6%AC%EA%B3%A0-%ED%8C%8C%EB%A6%AC%EC%9D%98-%EB%85%B8%EC%97%98%EB%A7%88%EC%BC%93을 참고하시라)
그중에서도 쾰른지방의 노엘마켓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쾰른성당에 동방박사 유물함이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엘마켓이 열리면 상인들은 그동안 준비해왔던 각종 물품들을 파는데, 그 카테고리와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해서 일일히 열거하는게 불가능할 정도이다. (노엘마켓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여기를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Christmas_market)
사진을 보면서 하나씩 살펴보자...
쾰른의 노엘마켓은 크고작은것 규모별로 종류가 매우 많은데, 우리 일행은 그중에서 가장 큰 마켓 3곳을 방문해 보았다. 먼저 쾰른을 관통하는 라인강변에 열린 마켓을 가보았다.
소세지 뿐만 아니라, 돼지 피와 내장으로 만든 거무죽죽한 볶음(?)같은것도 팔고 있었다. 우리나라 순대국 이나 선지국 생각하면 되시것다.
첨엔 이게 뭔가..했는데, 알고보니 문고리 였다!! 세상에!! 문고리 디자인이 이렇게 다양하고 이쁠수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이건 참고로 방문이 아니라 장농이나 서랍같은 작은 문고리이다.
이게 무엇인고?
바로 쵸콜렛!! 얼핏 보면 정말 구두로 착각할만큼 잘 만들었음. 심지어 저 리본이랑 장미도 쵸콜렛...
이 각종 공구와 나사들도 모두 쵸콜렛이다... 누가 독일놈들 아니랄까봐 이런 기계따위를..ㅋㅋ
프랑스에선 절대 볼 수 없는, 독일만의 독특한 개성인듯 하다. 프랑스 사람들은 공구류 모양의 쵸콜렛이 낭만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것이기에, 절대로 만들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ㅋ
이곳은 여러가지 해산물 요리를 파는 포장마차
얼핏보면 말 같지만, 자세히 보면 검정색 뿔이 있다. 산타할배 썰매 끄는 사슴의 목각인형 이다.
이건 견과류를 넣고 만든 누가(Nougat)이다. 그러나... 역시 누가는 프랑스가 원조국 답게... 프랑스산 누가의 맛을 따라오지 못했다.. 음..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좀 무식한 맛. 프랑스 누가처럼 정교하고 잘 조화된 맛이 안났음...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수정구슬. 뒤집으면 눈오는 것처럼 가루가 퍼지는 구슬
역시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천장에 걸어두는 목각 모빌. 정말 플라스틱보다는 장인들이 직접 가공하여 만든 나무 제품이 훨씬 많았다...
Lesezeichen = 책갈피 인데, 책갈피 치고는 되게 작았다. 암튼 이뻐서 한컷. 이것도 역시 나무로 만든것들.
쾰른 대성당을 캐릭터화한 것도 보인다.
나무로 만든 생활용품들...
부엉이 인형...
이곳 말고도 온사방에 부엉이를 테마로 한 장식품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유가 뭘까?
독일 민간설화중 부엉이와 관련된 것이 있어서 일까?
아니면.. 헤겔이 미네르바의 부엉이 얘기를 한 이후로 부엉이에 대한 취급이 많아진걸까?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름 모를 빵. 그냥한번 찍어봤다
훈제 연어를 파는 가게. 밑에 사진에도 나오지만, 가게 안에서 직접 연어를 장작불로 굽고 있었다...
그 비주얼이 너무나 강력하여 궁금함을 못참고 사먹어 보게 되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훈제의 향이 베인 촉촉하고 뜨거운 연어살!! 겉에 뿌린 굵은 소금과 잘 어울렸다
크리스마스 장식용 전등갓들.
감자를 크로켓처럼 만들어 파는 튀김가게 였는데, 어찌나 인기가 많던지..사람이 엄청 몰려있어서 시도도 못해봄
다시 차를 타고 쾰른성당 마켓으로...
야간에 조명이 비추어진 쾰른대성당은 더욱 웅장하게 보였다
여기가 입구
작은 공연이 계속 펼쳐지고 있는 무대.
각종 고기류 꼬치구이.. 먹고싶었으나 일행의 성화에 못이겨 포기함..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깔려 죽는줄 알았음.. 내 의지와 상관없이 사람들 물결에 밀려다녔다능...
산타 할아버지 인형. 여러분이 알고 있는 흰수염에 빨간옷 산타는 사실은 코카콜라사가 만들어낸 이미지 라는거.. 알고 계셨나요?
러시아의 마트로시카 인형처럼 안에 계속 들어가는건 아닌데, 비슷하게 생겼음 (핸드메이드라고 되게 비싸네)
아무튼 이 눈오는 크리스탈볼은 제일 종류도 많고 이쁜것도 많고... 정말 창작력의 끝은 어디인가!!를 보여주는 아이템..
나사, 볼트등의 쇠 부품들을 이용해서 만든 조각상. 이런걸 만들어서 팔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 있으니 개인의 취향과 개성, 예술이 발달하는 거다. "먹고살기 바빠죽겠는데 쓸데없는" 일이라는게 바로 문화고 예술이다.
목각인형 장식품들. 비싸다. 역시 유럽은 사람 손 탄거는 무조건 비싸다. 노동의 가치가 비싸기 때문.
같이간 일행이 비명을 지르더니 결국 하나를 질렀다. 요거 하나에 무려 68유로.
독일에 왔는데, 독일맥주와 슈바인학센, 소시지를 안먹고 그냥 가면 안될말씀!!
그래서 물어물어 쾰른성당 근처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맥주집을 갔다...
드디어 등장한 슈바인학센의 압도적인 비주얼... 사진은 작게 보이는데.. 엄청 컸다. 괜한허세로 인당 1접시씩 시켜서..
이 소세지와 감자 볶음도 정말 맛있었다!!
우연히 지나가다 발견한 비스킷 가게에서 기념으로 비스킷을 구입
이 가게에서 파는 건 쾰른 성당을 캐릭터화한 비스킷이었다. 맛도 맛이지만, 정말 쾰른 대성당을 벼라별 모양으로 캐릭터화 해서 과자 무늬부터 패키지 디자인까지 적용해 노았다. 참 이런거 잘해..얘네들..
전통적인 목각인형 전시중
아기 예수 탄생
동방박사... 근데 왜 다들 사악하게 생겼음?
쾰른보단 낫지만, 여기도 복작거리긴 매한가지
인어공주는 금발에 백인 소녀만 있을거라는 편견을 가차없이 날려주신 인형
크리스마스 장식품 가게. 엄청나게 예쁜 물건들이 가계 한가득...
동선을 교묘하게 짜놔서, 한번 들어가면 역주행 못함. 한바퀴 돌때까지 못나옴.
정말 밀려드는 인파때문에 밀려서 제대로 구경도 못함...
이 가게의 창문 장식
지금부터는 이 가게에서 파는 장식품들의 사진이 연속으로 나간다...
정말 예쁘고 정성이 가득 들어간 크리스마스 장식품들... 대부분이 나무를 깎아 만든 제품들이다...
이렇게 다양하고 예쁜 장식품들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도 대단하지만, 이런 어마어마한 크리스마스 수요가 있다는 사실 자체도 놀라웠음...
이상태 그대로 뜨거운 물 또는 우유를 담은 머그컵에 넣어서 저어 먹으면 핫쵸코가 되는 아이디어 상품!!
재밌지 않은가!!
마무리...
사실 여기 사진을 꽤 많이 올리긴 했지만, 내가 직접 보고 경험해 본것의 삼분의 일, 사분의 일도 전달을 못할거라고 생각한다.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에.. 엄청난 인파... 그리고 상품의 다양한 개성들...
(예를들어, 우리나라 같으면 장이 열리면 상품의 종류나 먹거리의 종류가 천편일률적인데 비해,
이곳은 집집마다 파는 상품이나 음식이 모두 다르고 개성이 있었음)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문화 자체야, 독일만의 특징이나까 다른나라보다 활성화가 되어있다 치고,
이런 수많은 개성있고 창의적인, 예술성있는 상품들이 거래가 되고 사람들이 즐겁게 구입을 하고...
이런 일련의 모습들을 보면서, 한국이 너무 드라이한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너무 유행에 휩쓸려가고 개성은 실종되어가고, 대량생산 대량소비만 해대는 사회속에서
너무나도 바쁘고 빠르게 변화만을 추구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 말이다.
물론 한국이 유럽국가들에 비해 훨씬 낳은것도 많다.
예를들면 인터넷속도, LTE모바일속도, 지하철에서도 인터넷이 되고...택배 보내면 24시간에 도착하고..등등
근데 그런 '빠름'으로 인해 얻는 이득이, 이런 '느림', '여유'로 인해 인생에서 얻는 이득에 비하면 보잘것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이제 앞만보고 돌진하는 삶, 시간은없고 몸은 고단한데 내가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는 삶에서 벗어나서
자신을 돌아보고 개성을 추구하는 삶으로 점점 바뀔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유럽 가장 큰 차이가, "자신의 공간, 주변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물건"에 대한 대중적 수요 차이 라는걸 느꼈다.
즉, 한국은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만, 딱 그런 수준만큼만의 물건 만들기라는것이다.
물론 격동의 근현대사를 겪고, 이제 밥 안굶고 살기 시작한지가 몇십년 지나지 않았으니 당연한거다.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한국도 "먹고 살만해 지면서"
개성을 추구하고 취향이 존중되는 소비시대가 올것이다. 그러면 많은 기회가 열릴것이다.
이쁘고 아기자기한 노엘 마켓을 보면서 이런 드라이한 생각을 하다니....
마지막으로 독일여행동안 든든한 발이 되어줬던 애마 렌트카 C200 CDI군에게 감사의 말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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